인연: 강승원(돌핀에이전시(주)대표)

인연

             
강승원(돌핀에이전시(주)대표)


  제가 박사님을 뵌 것은 선원에서입니다. 박사님의 첫인상이 욕심이 없이 순수하게 다가와 그 뒤로 박사님의 저서를 겉핥기 식으로 몇권 읽고 감탄했습니다.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고 남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 아니라 마치 용천수가 끊임없이 솟아나오는 것 같은 생명력이 넘친 글들 이었습니다.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 便正覺) 이라고 했듯이 이런글은 사춘기 이전부터 식(識)이 맑을 때 발심하여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원력으로 힘써 공부하지않으면 나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삼매(三昧)에 들어 무아의 경지에서 만이 나올수있는 글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선지식이 있구나 하며 복지은 것도 없는데 이런 선 지식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한없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박사님은 동서양 철학의 진수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고 철학과 현실 생활이 별개가 아니라 서로 함께 아우러져서 철학을 공부하지않은 사람들도 쉽게 행복하게 사는 길을 보여주셨으며 

정신적으로 머리 아프게 고민하던 것들도 박사님께 가면 누구나 알수있게 설명 해주셨습니다.

언젠가는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가 잘 이해가 안 가서 물어 본적이 있는데 

그것은 마음의고향 자리 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이제까지 어디서 듣도 보지도 못해 저에게는 쇼킹한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난제들을 이렇게 의심없이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것이 또한 진정한 선 지식의 면모라고 생각합니다 .

  박사님은 수시로 삼매(三昧)에 드시어 저 같은 사람들이 따라갈 수 없는 인간 본성의 근본 자리와 하나가 되어 무엇이든지 물어보면 막힘이 없고 걸림이 없으셨으며 세상의 명예나 지위,경천(輕賤)에 연연하지 않으시고 오로지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서 평생을 상(相)이 없이 사셨습니다. 예를 들면 화를 내 셔도 개인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듣고 부담없이 허허 해버리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박사님께서는 불교계에 별다른 연고가 없음에도 자연스럽게 원효학술대상을 수상하셨으며

개인적으로는 진속여일(眞俗如一)와 같은 원효대사님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신 대사님의 맥을 이은 이 시대의 선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박사님이 30대 중반에 쓰신 ‘한국사상산고’를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민족의 특성과 장,단점을 잘 성찰해 주셨고 우리가 새로운 시대로 앞서 나아가는 방법은 당장 불편하다고 즉흥적으로 모든 것을 바꾸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근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이 땅에서 살아온 역사, 경험, 환경, 풍토 등의 자각에서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지 이것들을 무시하고 자주 바꾸기만 한다면 개념이 없어지고 자기합리화에 빠지며 나중에는 무엇을 하는지 조차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민족은 무의식적으로 신바람(신명)의 체질이며 이것이 잘못 흐르면 맹목적인 광기, 배타성,부르주아적인 사고방식 등으로 갈수 있지만 이것과 조화롭게 회통하면 가정의 행복, 사업의 성공, 일등 국가로 갈수있다고 했으며 이것을 잘 활용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방안을 제시 해 주셨습니다.

  30대에 예리한 통찰력과 지혜로 이런 저술을 할수있다는 것에 놀랍고 존경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며 우리는 박사님 같은 선지식들의 은덕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박사님의 육신은 안보이지만 박사님의 가르침과 업적은 세세생생 이어져 우리의 눈과 귀를 밝게 해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